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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로 구매해서 TV로 감상한 31번째 영화는 양조위, 장학우, 이자웅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오우삼 감독이 연출한 1990년 개봉작인 홍콩 느와르 영화 '첩혈가두'입니다. 황혼기에 접어든 홍콩 느와르 영화의 걸작 중에 하나로 평가받는 영화이지만 국내에선 개봉할 때 러닝 타임을 줄이기 위해 홍콩에서 개봉한 버전에서 25분이나 삭제하면서 내용 전개에서 개연성이 부족해지면서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거둔 작품입니다.
원래 오우삼 감독이 편집한 초기 버전은 3시간이 넘는 대작이었으나 홍콩 개봉 당시 50분 정도나 잘라내서 145분 버전으로 개봉하였고 한국에서 개봉할 때는 홍콩 버전에서 25분을 더 잘랐으니 내용 전개가 문제가 없을 수가 없었던 것이죠. 국내 개봉한 2시간 버전을 감상했는데 확실히 삭제 분량이 많은 탓에 영화에서 중요한 내용의 디테일이 많이 잘려나가면서 영화가 툭툭 끊기는 느낌으로 영화만 보면 내용 이해가 어렵더군요.
게다가 이 영화는 여담이 꽤 많은 영화로 첩혈가두는 원래 오우삼 감독이 생각했던 영웅본색 3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원래 영웅본색 1과 2의 프로듀서와 감독이던 서극과 오우삼은 영웅본색 3를 프리퀼로 만들기로 합의했으나 프로듀서였던 서극은 영웅본색 3를 주윤발이 맡았던 마크의 프리퀼로 만들고 싶어했고 오우삼 감독은 영웅본색 3를 적룡이 맡았던 주인공 송자호의 프리퀼로 만들려고 해서 둘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이미 영웅본색 2의 제작과정에서 불화가 심해진 상태였던 서극과 오우삼의 협업은 깨지게 됩니다.
결국 프로듀서였던 서극은 직접 감독까지 맡아 자신이 생각한 영웅본색 3를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대작으로 만들게 되고 오우삼 감독도 자신이 쓴 영웅본색 3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첩혈가두를 만들게 되는데 오우삼은 이 영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시 미화로 제작비만 350만 달러라는 거액을 자기 사재까지 투입하면서 대작으로 완성하지만 1990년 같은 해에 개봉한 서극의 영웅본색 3와 오우삼의 첩혈가두 모두 흥행에 실패합니다. 첩혈가두는 제작비의 반도 못 건지는 대실패, 영웅본색 3도 첩혈가두의 2배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두지만 영웅본색 3도 워낙 제작비를 많이 투자한 대작이라 이익이 아니라 손해가 나고 말지요.
이 영화의 주요 출연진으론 양조위와 장학우, 이자웅과 임달화가 출연하였는데 첩혈가두의 주인공인 아비를 양조위가 연기하는데 젊은 시절의 양조위의 꽃미남 외모를 감상할 수 있으며 당시 양조위는 데뷔 이후 주로 조연급으로 그것도 코미디 연기로 주목을 받다가 이 영화에서의 호연으로 진지한 연기에도 재능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며 주연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수로 훨씬 유명한 장학우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영웅본색의 메인 악역으로 유명한 이자웅은 처음엔 주인공 양조위의 절친한 친구이지만 결국 이 영화에서도 마지막엔 메인 빌런이 됩니다. 이 영화에서 임달화도 멋쟁이 킬러 역할로 나와서 호연을 보여주는데 홍콩에선 느와르 영화의 스타였지만 하필 한국 내의 홍콩 느와르 영화의 인기 퇴조 시기와 맞물려 한국 관객들에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임달화의 한국 내에 알려진 몇 않되는 출연작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오우삼 감독의 홍콩 느와르의 걸작으로 충분한 감상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