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고작 1년입니다. 국정 철학의 뿌리를 내리고 민생을 위한 개혁의 기틀을 닦아야 할 금쪽같은 골든타임이죠. 그러나 현재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적인 정책 추진보다는 국정과 지방선거를 둘러싼 날 선 공천 갈등과 계파 간의 주도권 다툼뿐입니다.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통해 기대했던 모습이 과연 이런 집안싸움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네요.
이재명 대통령이 고수하고 있는 당무 불개입 원칙 자체는 존중받아야 마땅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는 민주당이 배출한 전임 대통령들의 고귀한 전통이죠. 하지만 지금의 침묵이 당내 갈등을 방치하는 '무책임'으로 읽히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현재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벌어지는 친명 마케팅이나 이를 견제하려는 당 지도부의 충돌은 자칫하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우선이라는 프레임에 씌일 수 있습니다. 집권 1년 차에 벌써 포스트 이재명을 계산하며 권력 투쟁에 매몰되는 것은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이자 국정 동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죠.
전임 대통령들의 행보를 답습하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닙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당원들의 목소리가 거대해진 시대입니다.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지지층은 분열되고, 당내 갈등은 대리전 양상으로 격화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남길수도 있습니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국정 동반자인 당 지도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지방선거 승리와 민생 회복이라는 대의 아래 당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6월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일꾼 뽑기가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성적표이자, 향후 4년 국정 운영의 가늠자죠. 계파의 이익을 위해 상대 후보를 흠집 내고 쳐내는 공천은 분열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부터 공천 룰 확정까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목표가 아니라 집권 세력으로써 국정으로써 이뤄야할 목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비판은 하되, 끝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당히 국정의 중심을 잡고, 당 지도부는 사심 없는 공정한 시스템으로 후보를 세워야죠. 집권 1년 차의 혼란은 예방주사가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의 당선보다 정부의 성공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내란척결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지금의 혼란이 대통령의 절제된 원칙을 넘어선 무책임으로 국민에게 읽히기 시작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달라질 겁니다. 국정 운영의 책임자가 당내 수습에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것 자체가 이미 정권에는 커다란 손실이죠.
이 매듭을 풀 주체는 대통령이 아니라 당의 구성원과 지지자들입니다. 대통령이 당무 불개입이라는 민주주의적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되 무책임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이제는 당과 당원들이 그 무거운 부담을 대통령의 어깨에서 내려놓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당 스스로가 공정하고 압도적인 통합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것이 집권 1년 차 대통령이 오직 민생과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돕는 진정한 조력이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죠. 당이 바로 서야 대통령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통령의 입을 바라볼 때가 아니라, 당의 실력을 증명할 때입니다.